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때아닌 상가 신축 바람이 불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로데오거리도 서울지역 다른 상권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부터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10여개에 달하는 상가건물이 신축됐거나 건축 중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가 신축 이상 열기'에 대해 내년부터 신축 건물의 지하상가까지 용적률에 포함시키기로 한 개정 건축법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개정 건축법을 적용할 경우 지하층을 늘리는 만큼 건물의 지상층 층수가 줄어들게 돼 건축주 입장에서는 재산상의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나대지를 갖고 있던 지주들이 법 시행 전에 서둘러 상가를 신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가 신축 바람으로 인해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상가 공실률은 올해 들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불경기로 상가 임대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신규 상가는 계속 공급되고 있어 빈 상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채수영 압구정동 왕진공인 과장은 "기존 상가에서도 공실이 늘어나는 마당에 신축 상가는 더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지은 상가건물의 2층 이상은 대부분 비어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데오거리에서 상가로 지어지는 나대지의 대부분은 그동안 유료주차장으로 쓰이던 곳이라 신축상가가 늘어나면서 주차장 부족현상까지 더해지고 있다. 로데오거리에서 4년째 유료주차장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박모씨(42)는 "평일 낮에도 주차장이 80% 가까이 찬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