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상초유 '빅 랠리' 시작됐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시가 '3차 랠리'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1000선을 돌파한 '1차 랠리'와 이달 초 사상 최고치(1138.75)를 넘어선 '2차 랠리'에 이어 또 한 번의 급상승세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랠리의 단기 목표치는 1300,장기 목표치는 2000선이다.
이 같은 목표치가 결코 허황된 게 아니라는 점은 최근 증시에서 '조정이 사라졌다'는 사실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9월 들어선 지수가 하루 떨어지면 이후 4∼5일 연속 무섭게 상승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도 지수는 2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증시가 본격 조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무색하게 주말을 끝낸 증시는 26일 30.53포인트 급등하며 과거 한 번도 넘어보지 못했던 1200선을 단숨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정말 빅 랠리가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한상수 동양투신 주식본부장은 "미국 다우지수가 1983년 과거 20년간 저항선을 돌파하고 장기 대세 상승장에 접어든 것과 같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며 "지수 2000포인트 돌파도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임계점 돌파,3차랠리 시동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종합주가지수 1000∼1100선이 임계치였다"며 "이 지수대에 도달하면 주식에 대한 믿음이 오히려 약화돼 팔기에 바빴으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분석틀 갖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시장 분석가들조차 어리둥절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임계점을 돌파하면서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도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임계점에서 눈치 보기 바빴던 개인과 기관의 뭉칫돈들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이성조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PB센터장은 "'8·31 부동산대책' 이후 개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며 "사상 최고가 돌파 이후에도 주식이나 펀드 가입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개인들은 지난 15일 이후 급등장에서 4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기관도 적립식펀드 자금 등의 급증에 힘입어 이번 강세장에서 외국인을 제치고 최대 매수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회복 국면의 경기 사이클,저금리 구조의 정착,기업 재무구조 개선,주주중시 경영에다 최근 북핵 위기 해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가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며 "이번 3차 랠리는 당초 예상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어디까지 상승할까
전문가들은 당초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 1200선을 예측했다. 그러나 이미 예상 수준을 넘어서자 앞다퉈 목표치를 높이고 있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수급이 예상보다 탄탄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이번 3차 랠리의 단기 목표치를 1200에서 1300∼1350선으로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지수 2000선 돌파도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 신중론자로 꼽히는 유동원 씨티글로벌마켓(CGM)증권 상무도 "한국 증시는 본격적인 재평가에 힘입어 오는 2008년 말께 20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종합주가지수가 숫자상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1989년 정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6년 동안 지금보다 2.6배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일부에선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동원 상무는 "한국 증시가 펀더멘털(내재 가치)의 점진적인 개선으로 장기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겠지만 단기적으로 과열된 분위기가 없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