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쌍용그룹 계열의 ㈜쌍용과 쌍용건설이 227억원 규모의 대형 송사를 벌이고 있다.


그룹 해체 이전에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공동 출자했지만 이제 남남이 되자 손해를 덜 보기 위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2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과 ㈜쌍용은 1996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가인 SCBD의 초대형 복합단지 재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 회사(PT.DA)와 합작으로 PT.AG라는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PT.DA사가 88.38%를 출자하고 ㈜쌍용과 쌍용건설이 각각 5.87%와 5.75%의 자본금을 댔다.


문제는 동남아 및 한국의 외환위기로 1998년 4월 재개발 사업이 중단되고 1998년 말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비롯됐다.


㈜쌍용은 2003년 6월 "쌍용건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신용등급이 되지 않아 계열사 금융지원 차원에서 돈을 빌려줬다"면서 출자 원금과 이자 283억70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은 "당시엔 워낙 사업성이 좋은 프로젝트여서 다른 회사에서 들어오려는 것을 막고 계열사에 기회를 줬다"며 "지금와서 출자금을 대여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일단 ㈜쌍용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6일 1심에서 쌍용건설은 ㈜쌍용에 투자 원금과 이자에 해당하는 227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한 것.그러나 쌍용건설이 즉각 항소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어 법정 공방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법원이 기본약정서에 나오는 '사업 완공 후 지분 매각 보장'을 원금 보장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실과 다른 만큼 항소심에서 진실을 가리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