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주 뒤늦게 발동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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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주'에 불이 붙었다.
증시 급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투자자들이 종목 발굴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 자산주가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하면서 동반 폭등하고 있다.
자산주는 회사가 보유한 토지 현금 등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 등으로 볼 때 일부 자산주의 경우 테마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급락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뇌동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주 동반 폭등
26일 증시에서 자산주는 '화려한 종목 장세'를 연출했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승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자산주의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우선 직물·내의 등 섬유의복 업체가 동반 상승했다.
대한방직 대한화섬 신영와코루 BYC 태창기업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간판 자산주'로 통하는 만호제강 성창기업 등도 초강세였다.
동양제철 건설화학 조광페인트 태경산업 경농 유화 삼아알미늄 휴켐스 등 대표적 저PBR 종목들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주부터 동반 급등하면서 자산주 테마에 불을 댕긴 대우차판매 한진중공업 ㈜한화 등 '인천 땅 보유 3인방'도 강세를 이어갔다.
◆급등 배경
무엇보다 최근 증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신규 종목 발굴 욕구가 후끈 달아올라 자산주의 저평가 논리가 다시 부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채원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최근 삼성전자 등 많은 대형주들이 주가 상승으로 PBR가 2~3배까지 높아지자 PBR가 1배는커녕 0.5배에도 못 미치는 자산주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증권선물거래소는 이날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기본 투자지표로 활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과 PBR,주가등락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PBR가 낮은 그룹에 속하는 종목들의 주가상승률이 PER 하위 그룹보다 평균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최근 자산주 급등은 재료를 조금만 갖고 있어도 단번에 주가가 올라갈 만큼 증시 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섬유·의복 업체 등 일부 업종 자산주의 경우 내수 회복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뇌동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전문가들은 하지만 자산주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한진중공업 대우차판매 등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인 자산주는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를 유지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기관 등이 외면하는 중소형 자산주는 개인들의 매기가 갑자기 사라질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채원 상무는 "순환매가 오기 전에 자산주를 사놓고 기다리는 '길목 지키기'가 아니라 급등하는 자산주를 추격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김한진 전무는 "자산주에 투자할 때는 영업실적 등 수익가치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