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금 사야 하나,기다려야 하나.' 일본 부동산시장이 최근 전반적인 상승세로 돌아서자 수요자들의 관심이 아파트 가격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성이 지난주 발표한 전국 공시지가에 따르면 전국 땅값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지난 7월1일 기준으로 도쿄도 23개구의 주택지는 0.5%,상업지는 0.6%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0년 시작된 버블(거품) 경제 붕괴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14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전국의 일반(평균) 주택지 및 상업지도 하락폭이 크게 줄었다. 이처럼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최근 부동산시장도 장기 바닥권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투자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면서 도쿄 나고야 등 대도시 땅이나 아파트는 작년 이후 상당히 올랐다. 이에 따라 10년 이상 장기 불황 속에 부동산 가격 하락만을 지켜봤던 소비자들의 마음이 서서히 급해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공급량도 1990년대 후반부터 크게 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연간 10만가구이던 아파트 공급량이 2000년 이후 매년 15만~16만가구로 늘었다. 이중 8만가구가 수도권 물량이다. 지가 하락,젊은층의 아파트 선호,저금리,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 등의 재료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발빠르게 공급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업체들의 공급 확대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보유 부동산을 대량 매각함에 따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택지가 크게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작년 도쿄증시 상장 기업이 매각한 땅은 414만㎡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급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격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일본이 내년 말부터 본격적인 인구 감소 시대에 접어들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아파트 수요가 줄어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경기 회복 여파로 대도시권 인구가 다시 늘고,젊은층의 아파트 선호 경향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견해도 있다. 수도권의 경우 택지 공급이 2,3년 안에 한계에 달해 아파트 공급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또 기업 구조조정도 일단락돼 부동산 매각 또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제로 금리 정책도 1~2년 안에 종식될 가능성이 높아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은 지금이 적기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건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미쓰이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붐은 2007년께면 마무리되고 향후 금리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2~3년 내에 아파트를 사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