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급등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CB 전환가격을 넘어섬에 따라 주식과 CB 간 가격차를 이용한 '무위험 차익거래'가 신종 투자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외국인들의 경우 이 같은 투자기법을 활발하게 이용,주가 변동성을 헤지(회피)하며 투자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를 이용한 무위험 차익거래의 가장 기본적인 유형은 비싼 주식을 빌려 매도(대차거래)한 뒤 그 돈으로 CB를 매입하는 것이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대차거래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CB 보유에 따른 이자 수익이 생겨 '일거양득'이다.
주가가 추가 상승해도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갚으면 되므로 손실률은 '제로(0)'다.
CB를 이용한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한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데이콤 CB가 꼽힌다.
주식과 CB 간 차익거래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 8월1일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 데이콤 주가는 1만3850원,거래소시장에서 CB 가격은 1만4090원이었다.
이 경우 주식 1000주를 1만3850원에 빌려 매도한 후 장내에서 그 액수만큼 CB를 매입하면 982주를 살 수 있다.
다시 CB 982주에 대해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 주식 1138주(전환가격 주당 8623원)로 전환할 수 있다.
이후 주가가 오르더라도 CB의 주식 전환을 통해 빌린 주식 1000주를 상환하면 최소한 나머지 138주만큼은 무위험 차익을 얻게 된다.
반대로 주가가 내리더라도 주식 전환 없이 시장에서 1000주를 매수해 상환하면 주식 대차거래에 따른 차익뿐 아니라 CB 보유에 따른 연 4%의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전용기 우리투자증권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데이콤의 경우 주가를 CB로 나눈 값이 0.86보다 크면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한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주가가 급락한 9월26일에도 무위험 차익거래는 유효하다.
동양종금증권의 후순위 CB 경우는 주가가 7000원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무위험 차익거래를 거둘 수 있다.
실제 외국인들이 이 같은 점을 이용한 차익거래에 나서면서 데이콤의 경우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아진 지난 5월 말 이후 대차거래가 급증했다고 전 연구원은 설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