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대 멀티미디어사업단은 지난 99년 두뇌한국21(BK21) 사업의 하나인 지역대학 육성분야 사업단으로 지정돼 1999∼2004년 6년간 28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강릉대는 사업 지정을 받기 위해 학생의 80% 이상을 토익 760점 이상을 획득하고 국가기술자격증도 따게 하며 학생 전원을 전공 분야에 취업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04년 BK21 중간평가 결과 600명 학생 중 토익 760점이 넘은 학생은 8명(2.2%)에 불과했고 국가기술자격증을 딴 학생도 218명(36.4%)에 그쳤다. 관련 분야에 취업한 졸업생은 129명 중 29명(22.5%)뿐이었다. BK21 사업 가운데 하나인 지역대학 육성분야 사업의 성과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업은 지방대 학생을 지역산업 수요에 맞춰 양성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지난 99년부터 2005년까지 7년간 42개 지방대 사업단에 2762억원이 지원됐다.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학술진흥재단이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임태희 의원(한나라당)에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BK21 중간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대학 육성분야 사업에 참여한 42개 지방대 사업단 전체가 자신이 제시한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토익성적 취득 △취업률 등 학생·교육부문 성과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해양 인력양성)의 경우 참여 학생의 3.7%만이 당초 제시한 토익 700점을 넘겨 목표치 40%에 크게 미달했으며 국가기술자격증도 32%만 따내 목표치 50%에 못 미쳤다. 이러다보니 전공분야 취업률도 29%(목표치 62%)에 그쳤다. 경북대(정보기술 인력양성)는 12.4%(목표치 70%)의 학생만이 토익 700점을 넘겼고 국가기술자격증을 딴 학생은 15%로 목표치(40%)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평가도 엉망으로 이뤄졌다고 임 의원은 지적했다. 학생 80%가 토익 760점 이상을 맞도록 하겠다던 강릉대의 경우 불과 2.2%가 이를 달성했는 데도 평가단은 "어학능력 향상을 위한 현실적인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음"이라는 평가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의원은 "전 사업단에서 '외국어 능력' 지표의 성취도가 매우 저조했지만 평가에서 이 부분이 미흡하다고 지적된 대학은 1곳에 불과했다"며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이렇게 전체 사업단이 모두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다보니 토익성적 달성률 19.1%(목표치 50%),국가기술자격증 취득률 19.3%(20%),전공분야 취업률 58.6%(80%)를 달성한 창원대 등이 우수사업단으로 지정돼 추가적인 재정지원을 받기도 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