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생활이 편리해지고 있긴 하지만,이로 인해 파생되는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다. 지구온난화,수자원 및 천연자원고갈,생물다양성 파괴,사막화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잇따라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허리케인도 자연파괴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물론인데,이 같은 환경훼손이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이제는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지구환경오염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1992년 6월에 열린 '리우 세계환경정상회의'에서 이미 그 심각성이 부각됐다. 이를 계기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새삼 국제적으로 확산됐고 대응책이 촉구됐다. 기업들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채택한 것은 리우 정상회의의 선언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2002년 다보스포럼에서는 다국적 기업들이 이 환경경영을 기업의제로 올려 논의하기도 했는데,결론은 환경친화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업들이 '녹색구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기업의 수명과 맥이 닿아 있다. 가전이나 자동차,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일수록 녹색구매를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는 듯하다. 사실 소비자들은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선호하고 있을 뿐더러 정부 역시 조달품목에서 녹색구매 비율을 늘려가는 추세다. 엊그제 전경련에서는,정부와 30개 대기업 대표들이 모여 친환경상품구매를 늘리겠다는 내용의 '산업계의 녹색구매 자발적 협약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산업계의 녹색구매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0년 친환경상품구매를 의무화한 일명 '녹색구매법'을 제정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들도 '녹색구매 네트워크'를 조직해 녹색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녹색구매는 갈수록 피폐해지는 지구를 살리면서 아울러 환경보전과 우리의 건강을 위한 실천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