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서 잃어버린 베벌리힐스의 꿈을 성남 대장지구에서 찾는다.'


<< 사진 설명 : 낙생저수지에서 바라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대한주택공사는 이 곳에 30만평 규모의 고급 주거단지 개발을 추진중이다. /김정욱 기자 haby@hankyung.com >>


대한주택공사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30만평을 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서는 택지지구로 개발키로 한 것은 '판교의 슬럼화'를 방지하자는 게 일차적인 목적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 남부에 고급 주거단지를 개발함으로써 강남권 대체수요를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성남 대장지구의 입지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제2의 판교 로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개발되나


주공은 성남 대장지구를 지난 2000년 주택도시연구원이 제시한 '21세기 미래형 주거단지 시범사업'의 첫 모델로 삼을 계획이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위주의 신도시 대신 새로운 형태의 저층 주거시설을 대거 짓는다는 방침이다.


주공은 대장지구 개발과 관련해 △산 계곡 등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는 방안 △아파트와 단독주택 외에 2~3층짜리 연립주택 등으로 주거시설을 다양화하는 방안 △아파트 동간 거리를 동마다 다르게 책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성남 대장지구는 단독주택 위주로 쾌적하게 조성되고 있는 서판교에 인접하고 있을 뿐더러 경부 및 영동고속도로 등 기간 교통망을 이용해 주변 신도시와 서울 강남권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말 그대로 '한국판 베벌리힐스'로 부상할 전망이다.


주공 관계자는 "판교 및 분당신도시의 기반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강남권과도 가깝기 때문에 어느 택지지구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법 때문에 전체 가구수의 25%가량이 임대주택으로 채워진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제외돼 있는 대장동 일대는 최근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상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됐다.


주공은 현재 건설교통부 및 성남시와 협의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협의가 완료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점은 없나


우선 성남 대장지구는 수도권 남부의 노른자위에 위치,송파신도시에 이어 '제2의 판교'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 강남과 판교·분당,의왕,수원,용인 등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입지가 뛰어난 데다 주공이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어서 분양가도 판교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행수 주공 사장도 2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성남 대장지구의 분양가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대장동 일대에 전원주택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어 땅주인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주민공람도 실시하기 전에 성남 대장지구 개발계획이 알려지면서 토지 보상가를 집단적으로 올리려는 시도도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건교부 및 성남시와의 협의절차가 거의 마무리된 만큼 주민공람을 최대한 빨리 실시하고 오는 2008년까지 2500~3000가구의 분양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