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가 영업 활성화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매각을 위해 3 대 1의 비율로 균등 감자를 추진한다. 27일 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종합상사 채권단은 이날 '채권단 보유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 및 감자안'을 서면결의 형태로 전체 채권단협의회에 상정했다. 이 안이 29일까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현대상사는 오는 10월 초 이사회 및 11월 임시 주총을 거쳐 12월 중 3 대 1 비율로 균등 감자를 단행하게 된다. 이 경우 채권단의 CB 전환분 4400만주(액면가 기준 2200억원)를 감안하면 현대상사 자본금은 3350억원에서 1116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 감자를 통해 현대상사는 내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3 대 1로 감자하면 올해 말 자본 잠식액은 180억원 수준으로 줄어 내년 중 생기는 이익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완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감자 추진은 명목상의 자본 감소일 뿐 주식수가 줄어드는 만큼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감자 후 실제 시장평가액은 주주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액에서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사 관계자는 "미국 회계기준에 따라 채권단 전환사채가 부채로 잡혀 해외 프로젝트 수주시 사전 입찰자격 심사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채권단 CB의 보통주 전환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CB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감자가 없을 경우 자본금의 50% 이상이 잠식돼 상장폐지 위기를 맞는다는 점에서 감자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채권단 입장에선 향후 M&A 추진을 위해서도 현대상사를 자본 잠식에서 탈피시켜 적정 주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현재 현대상사 채권단은 우리은행(보유 지분 22.7%) 산업은행(22.5%) 외환은행(14.1%) 농협(1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