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정밀가공에 사용되는 연삭숫돌(그라인딩 휠) 전문업체인 제일연마(사장 오유인)는 1955년 창업 이래 50년 동안 국내 연삭숫돌 시장 1위 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연 매출은 500억원으로 10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비트리파이드·레지노이드 연삭숫돌,오프셋 연삭숫돌 등 각종 연마석과 연마재 등으로 무려 2만5000여종에 이른다. 이들 제품은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 건설 등 기간산업 분야를 비롯 항공산업 등의 첨단소재 가공분야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된다. 특히 다이아몬드 공구의 일종인 클로버 레이저(Clover Laser)를 사용한 아스팔트 콘크리트 벽돌 등 고강도 재질 가공 기술은 해외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연삭숫돌의 핵심은 지립(연삭재)을 결합하는 결합제(본드).결합제가 너무 적게 들어가면 연삭숫돌이 깨지기 쉽고 너무 많이 들어가면 연삭력이 떨어진다. 이 회사는 연구비로 매년 10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기술 개발에 나서 점토 등 결합력이 강한 20여가지 무기물을 결합제로 활용해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외 경쟁 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제일연마는 이 기술로 해외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던 항공기 엔진용 터빈,베어링강구,철강압연롤,주사기바늘 등 국내 정밀가공분야의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이 회사는 수출금액이 연 5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개척,세계적 숫돌 메이커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유인 사장은 "세계 연삭숫돌 시장은 일본 독일 등 내로라 하는 업체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