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28일 "미국 텍사스 반도체 공장을 세운 지 7년이나 지나 미국 현지에서 추가 공장 설립 요구가 많다"면서 "현재 미국 공장 설립을 적극 검토 중이며 오래 끌 사안이 아닌 만큼 조만간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전시회'에 참석한 황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분야 선두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앞으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1998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가동하고 있으며 최근 북미 지역의 수요 확산으로 현지 공장 추가 설립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황 사장은 또 미국 애플사의 아이팟 MP3플레이어에 들어가는 4GB급 MLC 플래시 메모리 공급으로 촉발된 국내 중소 MP3 업체의 반발에 대해서도 신규 시장 창출 측면에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4G 용량의 MP3는 삼성과 애플이 공동으로 노력해 만들어낸 신규 시장이지 기존 중소업체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내 업체들도 애플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낸다면 삼성은 언제든지 적정한 가격에 최신 메모리를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내년부터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 및 반도체와 줄기세포 연구를 결합한 연구 등 반도체의 영역 확대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황 사장은 향후 반도체와 생명공학의 결합도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의 결합은 두 분야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실현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황우석 교수팀과 DNA칩 개발 등 여러 공동 과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께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한 '제7회 반도체 디플레이전시회'에는 해외 38개사를 비롯해 154개 업체가 450개 부스 규모로 참여,전시회 개최 이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첫날에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황창규 사장과 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오춘식 하이닉스반도체 부사장 등이 방문,전시회를 둘러봤다. 전시회는 30일까지 3일간 열린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