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ㆍ구치 'Made in Italy' 고집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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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명품 패션업체들이 고임금과 경쟁심화를 못 견뎌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전략을 버리고 생산거점을 해외로 잇따라 이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탈리아 유명 패션업체들이 현지 생산에 따른 고임금 부담,저가 제품과의 경쟁 심화,유로화 강세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임금이 싼 중국,이집트,동유럽 등에서의 생산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명품 패션업체들의 '탈(脫) 이탈리아' 추세는 앞으로 더 확대돼 15년 후엔 이들의 주력 생산라인이 해외에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가 남성복 브랜드로 유명한 발렌티노는 1300달러(약 130만원)짜리 남성복을 이집트에서 생산하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아르마니 콜레지오니 브랜드의 18%를 동유럽에서 만들고 있다.
또 이탈리아 생산만을 고집해왔던 프라다 구치 등 최고급 브랜드들도 해외 생산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비싼 가격과 고급 이미지를 표방,'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고수해왔던 명품 업체들의 전략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1990년대 세계적으로 명품 브랜드의 붐이 일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들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저가 브랜드 제품의 생산을 동유럽으로 돌렸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를 모방한 저가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들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FT는 명품업체들이 이 같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인건비가 싼 해외 생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물류비 부담과 품질 저하 등의 새로운 복병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가죽제품업체인 풀라의 경우 지갑과 핸드백을 중국에서 생산하면서 생산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물류비 부담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는 30%에 그치고 있다.
또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빈번하게 제품 디자인을 바꿔야 하는데 중국 등의 근로자들이 숙련도가 떨어져 명품 업체들은 품질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