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 규격 표준을 놓고 일본 도시바와 소니 간 주도권 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도시바 진영의 HD-DVD를 택하면서 소니가 주도하는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이 점차 열세로 기우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와 인텔이 도시바 진영에 가세함에 따라 소니가 표준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돼 소니의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는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됐다고 28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소니측은 "이번 일이 어떤 충격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며 "차세대 DVD에 담기는 영화 등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기능이 HD-DVD에 비해 블루레이 디스크가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기억용량이 25기가바이트로 HD-DVD(20기가바이트)에 비해 크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HD-DVD는 제조비용이 블루레이 디스크보다 싸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갖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각자의 우수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표준전쟁의 승부는 차세대 DVD의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미국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이 좌우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도시바와 소니 양 진영은 각자의 표준을 앞세워 경쟁해오다 지난 2월부터 표준통일을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지난달 협상이 무산됐다. 현재 소니 진영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 필립스 샤프 델 HP 등 13개 PC 및 가전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반면 도시바 진영에선 도시바 NEC 산요전기 메모리텍 등 4개 업체만이 활동해오다 이번에 MS와 인텔이 합류했다. 콘텐츠업체로는 현재 타임워너 비아콤 등이 HD-DVD를,월트디즈니 20세기폭스 등이 블루레이 디스크를 각각 지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DVD플레이어를 내년 중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