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5:29
수정2006.04.03 05:30
'금녀(禁女)의 영역'인 석유화학공장에 여성 엔지니어들이 뛰고 있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공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엔지니어는 줄잡아 여덟 명.작업복이 잘 어울리는 파워 우먼들이다.
이들 중 최고참은 한화석유화학의 김지혜 대리(33)로 입사 10년차.여수공장에서 유일한 여성 엔지니어다.
김 대리는 계전팀 소속으로 설비 운전원들이 최적의 조건에서 운전할 수 있도록 각종 계기판을 관리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365일 작업복 차림에 남성들 못잖은 강인함과 꼼꼼함으로 여수공장을 누비고 있다.
LG화학에는 2003년과 2004년 잇따라 입사한 세 명의 여성 엔지니어가 맹활약하고 있다.
이소연 사원(여수공장 VCM기술팀·26),정순영 사원(SM생산팀·25),전보강 사원(ABS생산1팀·25)으로 모두 대학 전공(화학공학)을 살려 취업한 케이스다.
선임인 이소연 사원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여자 동기나 선후배가 없어 조금 아쉽다"면서 "여자라서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석유화학에도 최근 이승하(25),김문선(23) 등 두 명의 여성 엔지니어가 입사해 여수공장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김문선씨는 "여성 엔지니어가 입사 동기 두 명뿐인 것을 알고 과연 엔지니어 분야에 여성 인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여자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작업복 차림에 4조3교대로 근무하는 화학공장의 업무 특성상 그동안 여성 인력은 거의 없었으나 최근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성들만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