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여인의 옆모습을 그린 천경자 화백(81)의 0호(1호 미만) 크기 그림이 미술품 경매에서 추정가의 3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지난 28일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천 화백의 1980년대 작품인 '여인'(12×14cm)은 예정가가 1300만~1500만원이었으나 사려는 애호가들 간에 경쟁이 붙어 4000만원(수수료 별도)에 낙찰됐다. 인기 작가인 천 화백 작품이 지금까지 경매에서 호당 1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낙찰가는 이례적이다. 종이에 진채로 그린 이 그림은 꽃과 여인을 소재로 작가 내면의 환상과 원시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후기 작품이다. 굵고 힘있는 붓질과 화려하고 대담한 색채로 여인의 옆모습이 표현돼 있다. 이번 경매에서는 또 탄은 이정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설죽도'가 7800만원에,박수근 화백이 종이에 수채와 크레파스로 그린 '나무와 여인'이 70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