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31대책 후 한 달] 강남 집값 최고 2억5천만원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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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부동산대책' 발표 여파로 집값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지역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 '빅4'지역이다.
특히 집값 불안의 진앙지로 지목됐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으며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의 가격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 용인 과천 등 올 들어 집값이 뜀박질한 수도권 인기 주거지역의 아파트 가격도 꾸준한 하락곡선을 그리거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8·31 대책 이후 매수·매도자 사이에 시장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전세수요가 늘어나 서울 강남권과 분당 용인 등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은 일반 서민들의 가계 부담으로 직접 이어질 뿐만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매매가 상승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남 집값 2억원 이상 떨어져
8·31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일부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이 최고 2억원 이상 떨어지는 등 가격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의 주택거래신고가격은 지난 7월 초 9억7000만원에서 이달 초 8억원으로 1억7000만원 떨어졌다.
도곡동 삼성래미안 47평형도 같은 기간 12억6000만원에서 10억1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아직 거래는 뜸하지만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이 나타나고 있어 강남권 집값이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송파신도시 건설 발표로 거여·마천동을 중심으로 급등했던 송파구 집값도 추격 매수가 끊기면서 이달 들어 0.9% 떨어지며 안정세로 돌아섰다.
◆재건축아파트 가격 급락
실거주 목적보다는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모았던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세금 중과 방침과 함께 입주권도 주택으로 간주하겠다는 정부대책이 추가로 나오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동구의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지난 한 달 동안 5.3%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고 강남구(-4.8%),송파구(-2.8%),서초구(-0.9%)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올 들어 20%가 넘는 가격 상승률을 보인 과천 재건축아파트 가격도 지난 한 달 동안 2.5% 떨어졌다.
◆분당·용인 가격조정 조짐
판교신도시 후광 효과로 집값이 고공행진하던 분당과 용인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8·31 대책 발표 이후 한 달간 집값 변동률은 분당 -0.3%,용인 0.2%로 아직 보합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두 지역의 올해 누계 집값 상승률(분당 26.2%,용인 12.8%)을 감안할 때 최근의 시장 움직임은 하락세나 마찬가지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특히 분당의 경우 지난 3월 한 달 동안 898건에 달하던 주택거래신고 건수가 이달 들어 33건에 그치는 등 시장 열기가 급속히 사그라들고 있다.
◆전셋값은 들썩
전반적인 매매가 하락세와는 달리 전세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서울 강남권 지역의 지난 한 달 전셋값 상승률은 2.3%로 전국 평균(1.1%)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고 분당과 용인의 전셋값 상승률도 같은 기간 각각 5.8%,3.6%를 나타내 수도권 평균(1.5%)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전셋값 상승이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집값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실수요자들의 전세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돼 전셋값 불안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