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할인점 체인인 월마트가 '싸구려'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이 회사는 패션쇼를 개최하거나 최고급 상품을 매장에 진열하는 등 브랜드 업그레이드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BW) 인터넷판은 28일 "매일 최저가격(Everyday Low Price)이란 저가 전략을 추구해왔던 월마트가 타깃 고객층을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상품 및 브랜드 고급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 리 스콧 최고경영자(CEO)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제품과 멋진 옷,전자제품 등을 사려는 사람은 월마트를 찾지 않는다"며 "온통 외국에서 생산한 싼 물건을 쌓아놓다 보니 월마트 매장 자체가 싸구려 느낌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최저 가격 전략만으로는 고객층이 저소득층으로 한정돼 낮은 수익률과 성장 둔화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저가 생필품 이외에 다양한 품질을 갖춘 상품으로 '부유한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월마트의 이미지 쇄신 움직임은 상품 진열에서부터 드러난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대형 플라즈마 TV나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고가 제품이 미국 내 일부 매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의류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 유명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7∼8개를 매장에 들여오기로 하는 한편 보그 엘르 등 패션 전문잡지에 8페이지에 걸쳐 향후 18개월간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최근 뉴욕에서는 패션 쇼를 열기도 했다. 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토미 힐피거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할인점 업계에서는 월마트가 미국 내 2위 할인점인 '타깃'을 모방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타깃이 '값싸고 세련되게'라는 구호 아래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는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월마트는 타깃에서 19년간 마케팅 업무를 주도해 온 존 플레밍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했다. 경쟁 업체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겠다는 계산에서다. 신규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펩시콜라에서 잔뼈가 굵은 스티븐 퀸을 지난 8월 말 담당 임원으로 모셔왔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