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국내외 동시상장은 지난해 말 LG필립스LCD의 한·미 동시상장에 이은 초대형 기업공개다.


우량 기업 주식물량 부족에 시달려온 국내 증시로서는 커다란 호재인 셈이다.


롯데쇼핑의 상장규모는 모두 1조원대로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최소 5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7조∼8조원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신세계와 맞먹는 유통강자가 또 하나 탄생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유통업종 대표주 자리를 놓고 신세계와 치열한 한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장 왜 추진하나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따른 자금확보 필요성이 첫 번째 배경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신규사업 추진에 따른 중·장기적 자금조달 플랜으로 오래 전부터 상장을 검토해 왔으며 실무진에서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한 검토는 어느 정도 끝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2002년 일본 롯데와 합작으로 4억달러를 투자,모스크바에 백화점과 호텔이 들어서는 '롯데타운'을 건립 중이다.


또 인천국제공항 내 복합 쇼핑몰을 비롯 국내에 7∼8개 백화점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며 중국 내 백화점 1호점을 오는 2008년까지 짓기 위해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해놓은 상태다.


2009년까지 90개 점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롯데마트의 신규점포 확장에도 2조원가량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롯데쇼핑은 이미 상장된 롯데미도파를 통해 우회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신규 자금조달 필요성과 세금 문제 등으로 직상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이번 상장을 통해 모두 1조원의 자금을 신규 조달할 계획이다.


주당 최소 20만원을 가정하면 최소 500만주가 신규 발행되며 이에 따라 상장 후 총 주식수는 250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 시기를 내년 1분기께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선 상장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와 경쟁


그동안 증시의 유통업종에서는 신세계가 절대 강자 자리를 누려 왔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우선 매출액과 순이익 등에서 신세계를 앞서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4조759억원과 2611억원으로 신세계의 매출액(3조4386억원)과 순이익(2124억원)보다 많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좋다.


백화점(롯데백화점)과 할인점(롯데마트)뿐 아니라 극장(롯데시네마) 편의점 슈퍼마켓도 갖고 있다.


예상대로 주당 20만원 선에서 상장이 이뤄지면 상장 초기 시가총액은 5조원에 머물지만 상장 후에는 7조∼8조원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현재 신세계의 시가총액은 7조5000억원대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상장 후에는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이 최소 8조원대로 늘어 신세계를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신세계에는 없는 극장 편의점 슈퍼마켓을 갖추고 있고 △기업 공개에서 확보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유통망 확보에 나설 경우 할인점 시장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으며 △계열사 지분 가치와 고정 자산 등을 감안한 실질 BPS(주당순자산가치)가 높다는 점 등을 들었다.


◆관련주 영향은?


우선 롯데쇼핑 주식을 보유한 상장 계열사들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롯데칠성이 각각 12.37%와 6.19%씩을 보유 중이다.


두 계열 상장사는 롯데쇼핑 상장으로 지분 가치가 크게 늘어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다른 유통주에는 다소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유통업종 대표주인 신세계에 주로 한정됐던 기관 및 외국인 등 큰손들의 수요가 롯데쇼핑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백화점 등 기타 백화점주들도 상대적인 매력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민·정종태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