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읽는 책]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피터 드러커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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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이자 세계 최고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를 만났을 때,그 분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3시간 이상 한국과 중국,인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평생학습과 지식근로의 중요성을 열정적으로 말했다.
시대를 앞지르는 그의 경영철학과 미래에 대한 예지력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피터 드러커는 내가 지난 20여년간 경영자의 길을 걸으면서 늘 학문과 인생의 스승이자 대선배로 사숙해 오고 있다.
그래서 그가 주창한 평생학습,지식경영,사회적 책임은 나의 중요 전략과제였고 실천과제였다.
96세에도 녹슬지 않은 그의 뛰어난 감각과 탁월한 통찰력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피터 드러커 자서전'(피터 드러커 지음,한국경제신문)을 통해 그 답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이 책은 드러커답게 일반적인 자서전과 다르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어떤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기록하고 있다.
등장인물 중에는 할머니,초등학교 선생님처럼 개인적인 인물도 있고 프로이트,맥루안같이 유명한 인물도 있다.
그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자서전을 묶은 것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이 주위 사람들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거울 보듯 그대로 반사해서 주위를 본 것이 아니라 프리즘을 통하듯 자신의 입장에서 굴절시켜 바라보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체화했다.
이것이 바로 피터 드러커가 남다른 감각과 탁월한 통찰력을 가진 이유가 아닐까? 그가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도 현상을 깊이 인식하는 가운데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원칙을 견지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표면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그들의 내면에 주목한 드러커는 진정으로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한 매력적인 사람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지난해 만났던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며칠 전에는 학계와 기업계,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피터 드러커 소사이어티를 창립했다.
그의 지식경영을 연구하고 우리 경제에 접목하기 위해 뜻있는 사람들이 모인 시점에서 자서전이 출간돼 무척 반갑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드러커의 진면목을 알게 되고 그가 가진 사상의 깊이와 본질을 한 차원 더 높게 체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700쪽,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