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에 이르러 한 집안의 가장이 된 친구들이 동창회에 모이면 무슨 얘기를 할까. 아마 부동산,주식,돈,출세에 관한 이야기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30대 모임은 때로는 위험할 수 있다. 친구들의 얘기에 혹해서 헛된 바람이 들 수 있어서다. 20대에는 친구끼리 서로의 처지를 비교해봐야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향해 달려갈 무렵이 되면 앞서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운이 좋아 일찌감치 큰 돈을 번 친구를 보고 '한번에 크게 터뜨리는' 로또 같은 행운을 꿈꾸는 사람도 많아지기 시작한다. 물론 전략을 잘 짠 덕에 남들보다 일찍 큰 성취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실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 군이나 정신지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제수영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진호 선수는 '재능의 승리'라기보다 '성실성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날마다 성실하게 훈련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목적에 집착한 나머지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정하고 그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계획을 세웠으면 그 다음은 성실하게 실천하는 일이 남는다. 목적지에 빨리 닿을 수 있는 길을 찾는 일은 경제적이지만 그 줄어든 과정 안에서도 역시 성실성이 요구된다. 만약 지금 당신이 10년 전 오늘로 되돌아간다면 10년 전과는 다른 계획을 세우겠는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0년 전에도 당신의 계획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다만 그 계획을 실천함에 있어 성실하지 못했기에 지금 후회하는 것일게다. 성실하게 노력을 하지 않으면 대단히 좋은 머리도,폭넓은 인간관계도 소용이 없다. 성실만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성실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