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소송액수만 1500억원이 넘어 단일 특허권으로는 최고액 소송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른바 '기저귀 소송'에서 대한펄프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유한킴벌리를 누르며 승리했다. 이 같은 소송 결과에 따라 동일한 기저귀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유한킴벌리에 패소하며 수백억원씩을 배상했던 LG생활건강과 쌍용제지 항소심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는 30일 용변이 바깥으로 새지 않도록 1회용 기저귀 안쪽에 부착한 '샘 방지용 날개(플랩)'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아기 기저귀 '하기스' 제조사인 유한킴벌리가 같은 기저귀 '보솜이'를 만드는 대한펄프를 상대로 낸 600억원의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액체와 기체를 투과시키는 원고의 유체투과성 기저귀 날개는 일반적인 유체투과성과는 달리 액체만을 투과시키는 성질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반면 대한펄프측의 날개 재질은 액체를 투과시키지 않아 원고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한킴벌리는 2001년 기저귀 특허를 침해했다며 기저귀 '마망'을 만드는 LG생활건강과 '큐티'로 유명한 쌍용제지 등을 상대로 각각 591억원과 362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2003년 1심에서 모두 이겼다. 당시 서울남부지법은 유체투과성을 이번 판결과 달리 광범위하게 해석하며 "쌍용제지와 LG생활건강이 유한킴벌리의 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었다. 현재 두 사건은 모두 서울고법에 계류돼 있으며 오는 11월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번 대한펄프 건을 포함해 3건의 소송 가액은 총 1553억원으로 국내 아기 기저귀 시장의 한 해 총 매출액인 3000억원(업계 추산치)의 절반에 해당한다. 정인설·김현예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