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차거래 규모가 5조7000억원대로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는 등 급팽창하고 있다. 대차거래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다음 나중에 주가가 하락했을 때 싸게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대차거래는 통상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될 때 늘어나지만,증시 활황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규모가 급증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약세 전망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최근 들어 외국인과 기관 중심으로 현물과 선물 간 차익거래 수단으로 대차거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 때문으로 보고 있다. 2일 증권예탁원과 증권금융에 따르면 주식 대차거래 잔액은 지난달 30일 현재 5조7023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차거래 잔액은 지난해 1조∼2조원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초 3조원대로 불어난 뒤 최근 증시 활황으로 규모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지수가 폭등세를 보인 9월에만 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대차거래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대차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연초 7000억원대에서 지난달 말 1조원대로 늘어났다. 현재 대차거래는 외국인과 기관이 증권예탁원과 증권금융을 통해 이용하고 있다. 주로 거래 규모가 큰 대형주가 대상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외국계 증권사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빌리는 사례가 많다"며 "외국인들이 현물 주식을 바스켓으로 묶어 팔고 선물을 매수하는 차익거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중 일부는 국내 상장사들의 해외 DR(주식예탁증서) 및 해외 CB(전환사채)와 국내 주식 간 차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 수단으로도 대차거래를 활용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차거래 급증은 시장이 단기 급등해 조정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