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국무총리의 예산 불만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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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가 사회안전망 확보 재원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를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이 총리의 질책은 나라살림을 맡고 있는 경제부처가 참여정부의 중점과제인 복지확대에 소극적인 데 대한 불만 표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정부 예산이 성장보다 복지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 총리의 발언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더욱더 복지쪽으로 옮겨지지 않을까 주목된다.
하지만 우리 경제 현실을 보면 지금이 과연 성장보다 복지나 분배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할 때인지 의문이다.
참여정부들어 계속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크게 위축되어 왔다.
이 때문에 쓸 만한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이 늘지않아 서민생활은 더욱 고달퍼지고 있다.
정부가 넉넉한 복지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그 같은 경기침체 지속으로 세수가 부족한 탓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내심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세금인상은 기업의 활력을 위축시키고 소비를 둔화시켜 경기를 더욱 어렵게 하는 악순환만 야기할 것이란 점에서 결코 섣불리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은 정부 정책의 초점을 복지보다는 성장에 맞춰야 할 때다.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수준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결코 복지정책이 성장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이 총리의 예산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보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복지와 분배를 중시하는 참여정부가 성장을 강조하는 게 딜레마일 수 있지만 그런 딜레마를 풀어주는 최선의 방책도 결국 성장이라는 점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