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紙繩)을 아시나요? 지승은 종이로 만든 노끈이란 의미로 조선시대에는 책이나 벽지로 사용하고 남은 종이를 재활용해 지공예품을 만드는 데 쓰였다. 조선시대 한지로 만든 생활용구를 통해 선조들의 미의식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옛 지승,지공예'전과 '조선시대 목가구'전이 오는 10일부터 서울 인사동 고도사에서 열린다. 장,농,함 같은 가구 그릇에서부터 병,쌈지,주루막,필통,표주박 등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평소 보기 어려운 지공예품과 조선 목가구가 전시된다. 지승공예는 지공예 중에서도 가장 공력이 많이 드는 기법이다. 한지로 심이 되는 줄과 그 위로 꼬아지는 줄을 더해 단단하게 올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옻칠로 마무리하는데 질긴 한지와 옻칠이 결합해 긴 세월에도 끄떡없는 공예품이 됐다. 조선시대에는 종이로 갑옷도 만들어 입었다고 한다. '세종실록'에 '종이를 접어 미늘(札)을 만들고 녹피로 엮어서 검은 칠을 한 것을 지갑(紙甲)이라 한다'는 글이 실려 있다. 종이 갑옷은 방수가 되고 방한에 뛰어난데다 가벼워 민간에서도 널리 만들어 입었다. 이번 전시에는 종이로 만든 가구도 선보인다. 출품되는 지공예품들은 대부분 200~300년 전 것들이다. 25일까지.(02)735-5815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