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운 < 농업기반공사 사장 ajw@karico.co.kr >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은 집무실에 PC를 갖추지 않은 경영자로 유명했다. 그러나 e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그는 과감한 기업혁신에 돌입했다. "당신의 사업을 파괴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거의 사업구조와 틀을 전면 재개편했다. 버려야 할 사업은 과감히 파괴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조직구조로 변화시켰으며,인터넷 기술에 정통한 젊은 인재를 대거 영입했다. 그 결과 GE는 플라스틱 유통부문 웹판매에서만 1998년 1만달러에서 99년 400만달러로 급증하는 성공을 거둔다. "아내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는 말이 몇 년 전부터 우리사회에서도 유행어처럼 회자되고 있다.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디지털 시대를 날카롭게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현재 눈앞에 펼쳐지는 디지털 사회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화살처럼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가 규모의 경제였다면 디지털 시대는 창조와 속도가 바탕이 된 점(Point)경제라고나 할까. 전통 경제이론인 수확체감의 법칙 등이 적용되지 않는 시대,투입은 고정돼도 산출은 얼마든지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 디지털 시대다. 남보다 자본과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은 더 이상 무기가 될 수 없다. 기술이 표준화되면서 자칫 일류가 이류 기업으로,이류가 삼류기업으로 급락하기 십상이다. 아무리 과거를 돌아보아도 지금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시절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마인드를 전환하는 사람들에게는 디지털 시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은 창의와 아이디어를 무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인드를 바꾸려면 먼저 과거의 습성과 사고방식,과거의 성공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트렌드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며,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조직을 간소화하고 정보 공유가 쉬운 수평조직으로 전환시키는 한편 인력의 디지털화와 시스템 등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시급하다. 구성원들의 사고도 디지털 속도에 맞게 바꿔야 한다. GE가 오랜 세월 세계 최강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변화와 혁신이다. 지금 기업뿐만 아니라 변화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공공부문에서도 혁신의 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도 그저 남이 하니까 나도 하는 유행 따라하기식의 변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근본적인 마인드를 바꾸지 못하면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없고 변화를 이끌지 못하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