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로만 인생역전한다더냐"..주류면허는 로또 당첨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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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제2의 로또복권'을 통해 인생역전을 노리는 대박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부동산 투자마저 정부 규제로 위축되자 주류도매 면허 당첨이나 조상땅 찾기 등에 나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류면허는 로또 당첨복권
지난 7∼8월 경기 성남과 부천 시흥 용인 화성 광주 일대 부동산시장은 20평 이상 창고를 시세의 최고 2~3배를 주면서까지 빌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성남에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김모씨(45)는 "평상시 보증금 1000만원 안팎에 월세 50만∼80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 20평짜리 창고가 월세 300만원 이상을 준다 해도 구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지방국세청이 경기 지역에 새로 늘어난 인구 수와 주류 소비 등을 감안,총 8곳에 신규 종합주류도매업 면허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공고를 냈기 때문이었다.
주류도매 면허권을 따내면 대체로 해당 허가 지역에서 유흥업소와 음식점 등에 독점적으로 주류를 공급할 수 있어 8월 말까지 무려 200명이 20평 이상 창고 임대계약서 등의 서류를 갖춰 주류면허 신청을 했다.
2명을 선정하는 성남을 제외하면 한 곳당 1명만 면허를 얻게 되는 만큼 오는 14일 실시되는 공개추첨 경쟁률은 지역당 평균 25 대 1에 이른다.
또 3개 지역에 주류도매 면허를 허용한 서울지방국세청에는 무려 120건이 접수돼 4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의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 주류도매 면허 허가 규모가 25건인 데 반해 올해는 11건에 불과한 만큼 주류면허는 당첨된 로또복권과 다름 없다"며 "법인 주식을 되파는 형식을 통해 적게는 2억∼3억원,목 좋은 곳은 최고 5억원의 프리미엄에 주류면허가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조상의 음덕 기대하기
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모씨(63)는 최근 충남도의 '조상땅 찾아주기' 창구에 들렀다가 30억원대의 횡재를 했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신청서를 접수했는데 도청측으로부터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아산에 선친 명의의 땅 8필지 1만2553평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충남도청에는 하루 평균 40여명이 조상땅 찾기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는 심마니 열풍이 불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전국의 심마니 동호회는 100여개,카페는 4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모임인 한국심마니동호회의 경우 전국 11개 시·도에 지부가 구성돼 있다.
정회원 500여명,준회원은 4만여명에 이른다.
포경이 금지돼 있는 고래는 한 마리에 최고 1억∼2억원을 호가하는 '바다의 로또'로 뜨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관련 당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반도 연안에서 포획 또는 혼획(고래가 그물에 우연히 잡히는 것)된 고래는 확인된 것만 510여마리.특히 올 들어 지난 8월까지는 무려 153마리에 이른다.
울산대 조재호 교수(경제학)는 "조기 퇴직과 늘어나는 실업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욱 심화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듯하다"며 "그렇지만 본업을 소홀히 한 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투기적 사업에 올인,인생역전에 성공할 확률은 낮다"고 경고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