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연구소의 배리 J.마샬 박사와 로열 퍼스병원의 병리학자인 J.로빈 워런 박사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의 발견과 위염 및 위궤양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위와 십이지장의 염증이나 궤양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감염에 의한 결과라는 ‘놀랄만한’ 사실을 밝혀낸 공로가 수상의 이유라고 노벨 위원회는 설명했다. 워런 박사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아낸 과학자다.그는 생체 검사를 한 환자 50%의 위에서 아주 작은 곡선형의 균을 발견했으며 이 균이 있는 곳과 가까운 위 점막에서 항상 염증의 증후가 나타난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같은 발견에 관심을 갖고 있던 마샬 박사는 워런 박사와 공동으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에 착수,수차례의 시도 끝에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미지의 균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후일 이 균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로 이름 붙여졌다.이들은 이 균이 위염이나 위궤양,십이지장 궤양을 앓고 있는 환자 대부분의 위에 존재하며 이런 질환의 중요한 원인이 됨도 규명했다.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소화성 궤양은 위산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어느 정도 치유될 수 있으나 위에 남아 있는 박테리아나 만성 염증으로 인해 쉽게 재발한다.마샬 박사와 워런 박사는 임상 연구를 통해 위로 부터 헬리코박터 균을 제거할 경우 그동안 완치가 힘든 만성 질환으로 여겨져 온 소화성 궤양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모든 사람의 절반 정도에서 서식하는 나선형의 균으로 주로 어린 시절에 어머니로 부터 감염되며 항생제 요법 등을 시행하기 전에는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이들의 발견은 위 속에서는 세균이 증식할 수 없다는 기존 학설을 뒤엎은 것”이라며 “위궤양의 발생 원인과 일부 위암의 발병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이들 질환 치료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마샬 박사는 국내 한국야쿠르트 유산균 음료 광고에 출연,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과학자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