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집단시위 봇물‥ 작년만 7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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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집단 시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회사측의 부당 노동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에서부터 지역 지도자 해임을 요구하는 정치적인 색채를 띤 시위까지 발생,중국 지도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경찰에 투석하고 관공서를 습격하는 등 시위 양상도 과격해지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공권력이 중대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7시 중국 남부 광저우 시내에서 즈예 신발공장 남녀 근로자 150여명이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에 돌을 던지고 폭행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경찰 차량 4대와 오토바이 2대가 크게 부서졌다.
경찰관은 물론 근로자와 행인도 부상을 입었다.
경찰관 50여명이 추가로 출동한 뒤에야 혼란은 수습됐다.
근로자들은 급여 수준이 광저우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데다 두 달째 임금이 밀리자 시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중국 후베이성의 황스 시청이 시위대에 점거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황스시가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다예시를 구로 편입한 게 발단이었다.
다예시 주민들은 "우리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데 분개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중국에서는 지난해에만 7만4000여건의 시위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200여건 이상이다.
이 중 50명 이상이 참가한 집단 시위는 6만건이 넘는다.
10년 전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
중국에서 집단 시위가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고성장 속에 빈부격차 확대와 부정부패 만연에 따른 불만이 커지고,개혁·개방 이후 인권 의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허베이성 경제발전전략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과 톈진 주변에서만 272만명이 빈곤 상태에 방치돼 있다.
이들 빈민과 대도시 주민들 간 생활 격차는 50년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문가들은 "오는 8일 개막하는 공산당대회에서는 지역 간 및 계층 간 격차를 줄일 균형 발전을 크게 강조하는 11차 5개년(2006~2010년) 계획이 수립될 것"이라며 "사회불안을 줄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의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균형 발전 전략과 함께 헬리콥터와 장갑차량으로 무장한 경찰부대를 전국 36개 도시에 배치키로 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인터넷 언론에 대한 검열을 부쩍 강화하고 나선 것에서도 중국 지도부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