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기업들의 시설투자 규모가 경기부진 등의 영향으로 작년에 비해 7.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도 삼성전자가 전체 시설투자액의 절반 이상인 54.6%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가 거래소 상장법인 신규시설투자 시설증설 등의 공시내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48개사가 69건의 공시를 통해 총 12조4395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공시 회사수와 건수는 작년 동기의 43개사 62건에 비해 늘었으나 설비투자액은 작년 같은 기간의 13조4232억원에 비해 7.3% 감소했다. 1개 회사당 평균 투자액도 2592억원으로 작년 동기(3122억원)보다 17% 줄었다. 이는 최근 수년간의 투자액 급증 추이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매년 연초부터 9월29일까지의 투자액은 △2001년 7561억원 △2002년 4조7303억원 △2003년 7조8147억원 △2004년 13조4232억원 등 급증 추세를 보여왔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계획을 밝혔으나 포스코와 SK텔레콤 등 일부 대기업의 설비 투자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별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증설 등에 6조789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혀 전체 공시된 투자금액의 54.6%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상선(9427억원),SK텔레콤(8890억원),한국가스공사(7918억원),포스코(6141억원) 등의 순이었다. 현행 공시규정상 상장기업은 자기자본의 10% 이상(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경우 5% 이상) 또는 1000억원 이상의 신규 시설투자나 시설증설 등을 결정했을 경우 이를 공시해야 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