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 절약 "마른수건도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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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을 위해 '마른 수건 다시 짜기'식의 대대적인 캠페인에 돌입했다.
미 에너지부는 3일 시민단체인 '에너지 절약 연맹'과 공동으로 인터넷과 안내책자 등을 통해 가정과 기업이 일상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에너지 절약법 홍보에 나섰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게임을 통해 에너지 절약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만든 '에너지 먹는 돼지(www.energyhog.org)' 인터넷 사이트(사진)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 등장하는 돼지들은 에너지 낭비의 주범들을 유형화한 것으로 △주택 단열재를 보강하고 △목욕보다 샤워를 하며 △고장난 가전제품을 고친다면 대부분 손쉽게 집 밖으로 쫓아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백악관 내 집무실 등의 실내 온도를 지난달 말부터 화씨 70도(섭씨 21.1도)에서 72도로 올리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백악관에서는 스태프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을 권유하고 장관들에게 소형 여객기 대신 기차를 타고 출장다닐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백악관 내 주차 허가증을 스스로 반납하는 직원들에게는 지하철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자전거 출·퇴근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백악관 내에 자전거 보관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백악관 직원은 물론 연방 공무원들에게 상황이 허락할 경우 출·퇴근 없는 재택 근무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또 각 부처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를 한 달 내에 백악관에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이 때문에 존 스노 재무장관은 최근 뉴욕으로 출장을 떠나면서 비행기 대신 철도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반(反) 부시 진영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가 쇼맨십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허리케인 피해지를 방문하는 데 동원된 대통령 전용기의 비용은 시간당 4만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정책에서도 에너지 절약보다는 에너지 개발 쪽에 무게를 둬왔다는 지적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