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이 '못 말리는' 매수세로 외국인과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을 소화해내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투신권은 3주 연속 기관 총 매수액보다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이는 왕성한 식욕을 과시 중이다.


지수 1200포인트 돌파 이후 매수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4일에도 투신권은 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자'로 20포인트 넘는 급등장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팔면 내린다는 '천수답' 증시를 질적으로 변화시키며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 자금이 투신권 주식형 펀드로 이동하는 초기 단계여서 투신의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높아진 주가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라면 '투신 따라잡기'를 투자 전략으로 삼을 만하다"고 권했다.


◆못 말리는 투신 매수


투신권 매수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9월 이후 점점 세지고 있다.


9월 첫째주 373억원에 머무르던 투신권 순매수는 둘째주 1669억원,셋째주 1807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지난주에는 835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3700억원어치를 하루 만에 매수,지수를 3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며 단숨에 1200시대를 열어 젖히는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지수가 1200대에 올라선 이후에도 투신은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뭉칫돈마저 증시로 들어오며 실탄이 넉넉해진 덕분이다.


지수가 1200대에 진입한 지난달 26일 이후 투신이 사들인 규모는 1조390억원으로 하루 평균 173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이 쏟아낸 6500억원,5500억원어치의 매물을 '나홀로' 소화해낸 셈이다.


투신권의 9월 순매수액은 1조4408억원으로 1999년 7월 이후 6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본격적인 매수세로 전환한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누적 매수 규모도 5조1800억원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주식 편입 비중도 사상 최고


투신권의 매수 확대로 순수 주식형 펀드의 주식 편입 비중도 사상 최고치로 높아졌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적립식 펀드로 들어오는 시중 자금이 대부분 주식형 펀드에 쌓이고 있으며 주식형 펀드의 주식 편입 비중은 82%로 사상 최고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작년 5월 차이나 쇼크 당시 편입 비중 66%보다 16%포인트,2000년 이후 평균 주식 편입 비율 70%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최근 보름간(9월9~30일) 투신권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가 224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포스코 기아차 두산중공업 GS는 500억원대,롯데제과 하이트맥주 삼성증권 LG화학 현대중공업 등 업종 대표주들도 400억원대의 대규모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위원은 "계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중소형주 실적호전주로 매수 종목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