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제가 지난 1일 국내 유가를 126%나 인상한 조치에 힘입어 위기국면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전체 정부 예산의 약 3분의 1을 유류 보조금으로 지급해 심각한 재정위기에 봉착해온 인도네시아는 국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류 보조금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유가를 대폭 올렸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를 반기고 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경제를 옥죄온 재정난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유가 인상 이후 루피아화 가치의 급락세가 진정되고 있다. 지난 3일 현재 루피아화는 달러당 1만303루피아로 8월 말(1만755루피아)보다 4% 이상 내렸다. 자카르타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도 이날 0.4% 올랐다. 하지만 FT는 유가 인상에 따라 이달 물가 상승률이 1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부리잘 바크리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10% 미만으로 억제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에 유가가 인상됐지만 인도네시아의 유류 가격은 여전히 낮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 등유 가격은 세계시장 평균 가격에 비해 각각 20%,49%,66% 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속적으로 유가 인상을 추진해 휘발유는 2007년 1월,경유는 2007년 7월,등유는 2008년 1월까지 세계시장 평균 가격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S&P는 인도네시아가 4∼5%대에 머물고 있는 경제성장률을 높이려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환경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