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폭등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이 국채 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한 데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에 대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4일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국채 선물을 약 6000계약가량 매도하며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지난 한 주간 매수했던 7000계약가량의 국채 선물을 단 하루 만에 팔아 치운 셈이다. 지난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데다 전날 미국의 9월 ISM제조업 지수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11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외국인들의 이 같은 국채 선물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권은 오전 중 순매수로 대응했다. 그러나 그동안 콜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날 국정 감사에서 "콜금리 인상 문제에 대해 찬.반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금통위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콜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은행들은 손절매로 돌아섰다. 한은이 이날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 과정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현실화되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매도 심리를 부채질했다. 이 밖에 최근 미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마저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국채와 같은 원화표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원화 약세) 그만큼 환차손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공세로 현물 시장의 채권 금리도 폭등세를 보였다.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시장)을 흔드는 '왝 더 독' 현상이 빚어진 것. 지난 주말 연 4.6%대로 하락했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0.17%포인트 급등한 연 4.77%를 기록했다. 시중 은행들의 대출금리 결정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도 지난 주말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3.98%를 기록,4%대에 바짝 다가섰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