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변신하고 있다.


1971년 회사 창립이래 처음으로 성과급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이달부터 대규모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지난 3년간 뽑지 않았던 신입사원을 최근 73명이나 뽑아 각 부서에 배치,일손도 많이 덜었다.


올 여름부터는 매장을 제외한 본사 지원부서 임직원들이 넥타이를 벗어던지고 캐주얼 차림으로 변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3년간 구조조정에 따른 축소지향에서 최근 공격 경영으로 경영방침을 바꾸고 있다.


현대는 우선 할인점시장 진출,종합유선방송(SO) 사업강화 등 신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금까지 총 10개 SO를 사들여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데 이어 외국 투자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SO들을 추가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충남 아산신도시에 할인점과 백화점을 오는 2008년과 2010년에 각각 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기순익의 10%를 임직원에게 나눠주겠다는 성과급제도 전격 도입했다.


정기적인 직원 해외연수 등 인재양성 프로그램에도 시동을 걸었다.


우선 세일 직후인 이달 18일에는 대리급 이하 28명이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유통시설을 돌아보러 떠난다.


24일부터 31일까지는 과장급 이상 간부 23명이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간다.


연말까지 200여명이 순차적으로 해외연수에 나서게 되는 것.전례없는 일이다.


현대백화점의 이 같은 변혁은 정몽근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부회장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2003년 1월 그룹 총괄 부회장에 오른 후 굵직굵직한 변화들을 엮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이익이 늘면서 사업구조도 다원화되고 있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의 영업이익은 정 부회장이 그룹 총괄업무와 모기업 경영에 간여한 2003년에 2629억원을 기록,전년 대비 8% 신장했다.


백화점 경기가 2002년(전체시장규모 17조9000억원)을 정점으로 2003년 내리막길로 접어든 데 반해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늘어난 것이다.


전체 백화점업계 매출신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지난해에도 32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대비 21% 증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312억원으로 올 한 해 동안 4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예상이다.


이처럼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난 결실을 신규사업과 인재양성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그룹 고위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취임한 뒤 비대한 인력을 줄이고 한계 사업장인 울산의 패션아울렛과 서울 반포 아울렛 매각,카드 부실채권 정리 등 구조조정 작업을 숨가쁘게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 부회장은 차분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개혁을 주도하는 정중동(靜中動) 경영 스타일"이라며 "연초 3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도 현재 7만원을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