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씨 "10년만의 자유 … 한국부터 가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96년 미국 군사기밀을 한국에 넘겨줬다는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97년 징역 9년을 선고받고 수감,2004년 아버지와 어머니의 잇따른 별세,9년8개월 만에 완전한 자유인으로의 복귀….'
한국 정부에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한 모국애의 대가는 너무나 혹독했다.
미국에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수감됐다 풀려난 뒤 보호관찰을 받아온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64)이 4일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지방법원이 이날 로버트 김의 보호관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집행정지 소식을 접하고 "미 법원과의 싸움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성원 덕분"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1940년 부산에서 태어난 로버트 김은 대학을 졸업한 뒤 66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항공우주국(NASA)을 거쳐 78년 미 해군정보국에 취업,19년간 컴퓨터 정보분석관으로 일했다.
96년 북한의 강릉 잠수정 좌초 사건이 터지자 그는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의 요청에 따라 한반도 관련 정보를 건네줬다.
이 혐의로 그는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미 연방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오다 지난해 7월 복역 7년6개월 만에 석방됐다.
이후 버지니아주의 자택에서 2007년까지 보호관찰을 받도록 돼 있었으나 이번에 예정보다 2년 일찍 형을 마치게 된 것이다.
복역 중이던 그는 지난해 2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서쪽 하늘에 대고 절을 하겠다'며 슬픔을 대신하기도 했다.
당시 부인 장명희씨(62)가 그를 대신해 서울 장례식에 참석,부친에게 바치는 애끓는 육성테이프 편지를 공개하자 장례식장이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또 그해 6월 어머니마저 잇따라 별세하는 아픔을 겪는 가운데서도 7월엔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애리조나주 매나서스에 머물고 있는 그는 다음 달께 꿈에도 그리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