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리복 연합군, "나이키 게 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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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아디다스가 미국의 리복을 38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승인을 얻게 됨에 따라 그동안 나이키가 패권을 쥐고 있던 세계 스포츠 용품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FTC의 인수합병(M&A) 승인 결정으로 아디다스는 1450억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스포츠 의류 및 신발 시장에서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게 돼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점하고 있는 나이키와 함께 스포츠 용품 시장의 양강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우선 리복 인수를 통해 약 330억달러 규모의 세계 스포츠화 시장에서 나이키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미 스포츠용품산업협회(SGMAI)에 따르면 지난해 나이키의 미국 스포츠화 시장 점유율은 36.0%로 아디다스(8.9%)와 리복(12.2%)을 합친 것보다 크다.
아디다스는 유럽 스포츠화 시장 1위지만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나이키의 높은 벽에 부딪쳐 성장의 한계를 실감해 왔다.
하지만 미국 2위 업체 리복의 힘을 얻게 돼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축구화' 시장을 선도해 온 아디다스는 리복의 가세로 '농구화' 등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디다스는 특히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나이키와 대등한 수준의 경쟁을 벌이고 있어 리복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의 '축구화 전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 본사를 둔 아디다스는 홈에서 벌어지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화 시장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계산이고,후발주자인 나이키는 선두를 탈환한다는 계획 아래 국가대표팀 후원협정 체결에 적극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누가 월드컵을 차지하느냐에 못지않게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펼치는 '장외 전쟁'을 지켜보는 것도 2006년 독일월드컵을 관람하는 재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