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근로자 임금 3배 올려달라"..북, 투자간담회서 월 200弗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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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측이 평양 근로자의 1인당 임금이 월 200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해 북한 진출을 희망하는 남한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일 평양 량각도 호텔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을 위한 투자간담회에서 광명성총회사의 려서현 총사장은 평양 근로자의 1인당 임금이 200달러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임금 57.5달러의 약 3배에 이르는 것이다. 광명성총회사는 경공업 제품 및 농업,식료품,의료장비 등을 관장하는 민경련 산하 기업이며 이날 발언은 전체 투자간담회 직후 이뤄진 개별상담에서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산단공 관계자는 "려 총사장의 발언은 사견을 밝힌 것으로 북한측의 공식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갑을합섬이 평양에 3만평 규모의 합섬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국내 중견기업이 북한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직업체인 갑을합섬은 북한의 김용학 새별총회사 총사장과 3만평 규모의 합섬공장을 설립하기로 구두합의를 했다. 갑을합섬은 통일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는대로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GS홈쇼핑도 김 총사장의 사업요청에 따라 기성복 임가공 문제를 논의하고 긍정적으로 사업을 검토키로 했다.
대한통운은 개성외곽지역 배후 물류단지 조성에 관심을 보였다. 대한통운은 이날 민경련 정책실 방강수 국장을 만나 물류단지 조성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민경련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동양식품은 개선총회사로부터 특별 관심업체로 대우를 받고 향후 단둥에서 다시 만나 사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제일합섬 클리포드 경기섬유산업 킹타이거 재영섬유 신명인터내셔널 등 10여개 업체도 김용학 총사장과 개별 면담을 갖고 앞으로 사업성 검토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산업단지공단은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에 평양 시내나 인근에 소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기업이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에 개별적으로 진출할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북측이 남측 기업을 일일이 상대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이런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현 단계에서는 개성공단 이외에는 다른 곳에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업계획서가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북측은 "남한에서 초청한다면 남측의 산업단지를 둘러보고 싶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