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50개 상장기업 중 62%인 31개사의 외국인 지분이 최대주주보다 많아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시가총액 상위 50개 상장기업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국내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을 초과하는 기업이 31개사에 달하고 있다"며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노출된 국내 기업의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외국인 평균 지분율은 49.61%로,국내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율(21.92%)보다 27.69%포인트나 높아 경영권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월5일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4.15%로 국내 최대주주 지분율(16.44%)의 3배를 넘었고,POSCO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66.22%)이 국내 최대주주 지분율(3.54%)의 18.7배나 됐다. SK텔레콤(48.76%),현대차(48.15%),SK(54.4%)의 외국인 지분율도 최대주주 지분율의 2배 수준이었다. 김 의원은 "외국인이 경영권 탈취나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결합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외국인이 2대 주주인 271개 상장기업 중 47개사(17.34%)는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지분율 차이가 10%를 밑돌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의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외국 자본이 5% 이상 대량 지분을 취득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고배당이나 경영진 교체 요구 등 경영간섭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경영권 행사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경우 반드시 자금 제공자의 신원은 물론 향후 활동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5일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상위 50개사에 대한 주식지분은 176조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367조원의 47.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아시아에서 1위,세계 4위 수준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