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TV다큐멘터리에는 가끔 동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싸움이 등장한다. 이들의 싸움에서는 반드시 커다란 동물이 이기는 게 아니라 '전투의지(Fighting Spirit)'가 있는 동물이 이기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노련한 동물이 큰 동물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승부처럼, 덩치가 크다고 해서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작지만 강한 기업, 즉 '강소(强小)'기업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사라지고, 그보다 더 많은 기업이 새로 탄생하는 활발한 신진대사가 이루어져야 국가경제가 활력을 띨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시장원리다. 국내 중소기업은 기업수가 300만 개에 달하고, 전체 고용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우량 중소기업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자기만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된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과당경쟁을 벌여 납품단가가 떨어지고, 수익성이 낮다보니 기술을 개발할 여력이 부족해 가격경쟁에만 매달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업이든 시장이든 불황기에도 호황을 보이는 곳은 있게 마련이다. 전체 중소기업의 약 10% 정도로 추산되는 '강소(强小)'기업이다. 해당 업계를 대표하는 '마켓리더'들은 발 빠르게 끊임없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며 시장에서 더욱 굳건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들에게 불확실한 시장상황은 '기우(杞優)'에 불과하다. 경기의 '순풍'을 피부로 느낀 후에 내놓는 어떤 전략과 전술도 이미 때를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벼랑 끝에 몰리며 경영난?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단단한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 및 납기경쟁력으로 무장하고 기업간 전쟁 속에서도 '부상'을 입지 않고 있는 보무도 당당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제품의 90%이상을 유럽 및 해외 20여 개국으로 수출하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빛을 발하는 토종 디지털가전 전문기업 (주)우성넥스티어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LCD TV와 PDP TV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이 회사는 최근 37인치와 42인치 LCD TV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국내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8월 본사 및 공장을 강원도 원주로 확장 이전하고 기존 생산규모보다 8배 늘어난 연산 24만대의 대규모 생산라인을 신설한 (주)우성넥스티어는 불황 속에서 약진하는 기업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 골프 퍼팅을 돕는 제품으로 틈새를 공략한 (주)YDJ를 비롯해 최첨단 플라스틱 표면처리 기술로 전자파 차단과 대전방지는 물론, 외관까지 미려한 가전제품 생산을 가능케 한 (주)케이핍도 혁신으로 무장하고 성장을 거듭하는 우량 중소기업이다. 불안과 좌절의 그림자를 벗어 던지고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이들 강소(强小)기업을 '먹통' 경기에 '숨통'을 틔우는 혁신경영의 리더로 표현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혁신은 불확실성과 위험을 부담하면서 현재의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바꾸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도모하는 '리딩 기업'의 혁신 현장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