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빠가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던 아들이 2학년이 되자 질문에 '예·아니요','할게요·싫어요','그래요·알았어요' 등과 같은 단답형으로만 대답하고 더 이상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며 도움을 청해 왔다. 나는 "평소에 아들에게 어떤 질문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 아빠는 "요즘 공부는 잘 하고 있니","선생님 말씀 잘 듣니" 등과 같은 질문을 한다고 답했다. 나는 아빠의 질문에 문제점이 있음을 감지했다. "공부,친구,선생님에 관한 질문들은 당신과 아이 중 누구의 관심사죠"라고 묻자 그는 곰곰이 생각한 후 "제 관심사입니다"라고 답했다. 그 아빠에게 숙제를 하나 냈다. 아들의 관심사에 대해 물어보라고 주문한 것.일주일 후에 만난 그 아빠는 해답을 찾아 아들에게 벌써 실험까지 마쳤다고 자랑했다. 그동안 그는 아들에게 주로 "요즘 최고 인기 있는 게임이 무엇이니","네가 좋아하는 게임을 아빠에게 가르쳐 줄 수 있겠니"와 같은 아들의 관심사를 질문했다고 한다. 덕분에 아빠는 아들과 오랜만에 긴 대화를 나눴다며 좋아했다. 나는 '열린 질문'을 하라는 두 번째 주문을 했다. "수학을 좋아하니"와 같은 질문은 닫힌 질문으로 '예·아니오'와 같은 단답형 대답을 유도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자세히 말해야 하는 "네가 좋아하는 가수는 누구 누구니.그 가수들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니"와 같은 질문은 아이들에게서 구체적인 답변을 이끌 수 있기 때문에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