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조용히 기업 인수·합병(M&A)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2010년까지 재계 5위권에 진입한다는 허창수 회장의 확장 전략이 차분하게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GS그룹의 M&A 작업 실무는 계열사 가운데 시장 동향에 가장 밝은 GS건설이 맡았다.


GS건설은 최근 사내에 투자관리팀을 신설해 경영관리팀과 함께 그룹의 M&A 관련 업무를 총력 지원키로 했다.


GS건설이 최근 M&A 전문가들을 해당 업무로 전진배치하고 외부 전문가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사의 재무를 담당했던 J 경영관리팀장이 최근 투자관리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LG전자의 재무전무가인 D부장을 경영관리팀장으로 영입했다.


또 하나안진회계법인에서 M&A전문가로 인정을 받아온 L씨를 과장급으로 영입,투자관리팀에 배치했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이 M&A부서를 만든 것은 그룹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시장 동향에 빠른 건설사의 정보력을 이용해 GS홀딩스와 함께 시장에서 적당한 매물을 찾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GS홀딩스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임병용 사업지원팀장(부사장)의 총괄 아래 M&A 물건을 탐색해왔다.


앞으로는 GS건설이 매물을 찾는 역할을 담당하고 GS홀딩스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 타당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임 부사장은 공인회계사 겸 변호사로 국내 중대형 정보기술(IT) 업체의 M&A를 여러 건 성사시킨 전문가다.


GS그룹의 M&A 대상은 건설사를 제외한 덩치가 큰 회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의 경우 허창수 회장이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GS건설이 있는데 건설사를 추가로 매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었다.


GS건설 관계자도 "건설사는 GS의 M&A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재계 8위를 차지하고 있는 GS의 위상이나 자금동원력 등을 고려할 때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이나 이와 버금가는 대형 매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GS홀딩스 혼자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약 1조5000억원이나 되는 데다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 등 계열사들도 부채비율이 낮고 신용등급이 높아 자금 운용 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들은 그룹이 M&A를 시도할 경우 잉여자금을 활용,공동 지분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그래도 돈이 모자랄 경우에는 군인공제회처럼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는 투자회사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S홀딩스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은행,회계법인 등 M&A 관련 업체들이 한 달에 수십 개씩 매물을 갖고 찾아온다"며 "적당한 매물을 발견하면 바로 M&A 작업에 들어갈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업체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 대한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재길·유창재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