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현물(주식)과 선물 동시 매도가 급락장을 연출했다. 게다가 상승장을 이끌던 투신마저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자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했다. 또 일본 증시가 2% 이상 하락한 것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호주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보여 장기상승 추세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고유가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아시아 증시의 상승 랠리가 마감될 것'(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이란 진단도 나왔다. 하지만 "기업 실적이 양호하기 때문에 추가 조정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급락 주범은 외국인,종범은 투신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선물시장 외국인이 제공했다. 외국인은 이틀 동안 선물을 1만9000계약(약 1조5000억원) 매도했다. 이에 따라 선물(12월물) 누적매도 규모는 1만9000계약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2만계약 근처까지 접근했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미 증시의 조정을 빌미삼아 투기적인 선물 거래에 가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선물 매도는 주식 시장에서 8000억원 정도의 프로그램(기계적인 대응으로 안전하게 수익을 얻는 매매기법) 매물을 불러내 낙폭을 확대시켰다. 여기에다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주식 매도가 4주째 지속되고 있다. 14일 이후 매도 금액이 벌써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차익 실현이 주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다 믿었던 투신이 부쩍 몸을 사리고 있는 게 결정타가 됐다. 한상수 동양투신 주식본부장은 "조정에 맞춰 고객들이 환매 요청할 때를 대비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지 못하자 주가가 프로그램에 밀리며 힘없이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가 조정폭은 크지 않을듯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으며 조만간 반등이 나타날 것이란 의견을 피력했다. '1차로 1180선,최악의 경우도 1150을 지켜낼 것'이란 진단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달러화 강세와 미 금리 인상이 부담을 주고 있지만 기업 실적이 양호하고 미 증시도 충분히 조정받았기 때문에 이달 중·하순부터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너무 빨리 급등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약이 되는 조정"이라며 "1180선에서 지지돼 연말에는 13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낙관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