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주상복합아파트 '파크뷰'의 맨 꼭대기층(35층)에 자리잡고 있는 펜트하우스는 출입문부터 2개여서 방문객을 당황하게 만든다. 현관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에 또 한 번 놀란다. 일반 아파트의 천장 높이(2.4m 안팎)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4m로 서구식 대저택의 실내처럼 느껴진다. 거실에 들어서면 아파트라는 사실을 잊고 단독주택으로 착각하게 된다. 거실을 포함한 방 전체를 정원이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거실 좌우에 꾸며진 정원은 약 30평 크기로 서비스 면적이다. 서재가 있는 쪽은 작은 연못에 오죽(烏竹·검은 대나무)을 심어 차분한 분위기를,안방 쪽은 자갈을 깔고 소나무 철쭉 등을 심어 정감 있는 분위기를 각각 연출했다. 집주인 A씨는 정원을 가리키며 "취미로 나무를 가꾸고 가끔씩 손님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원을 거닐며 눈 앞에 펼쳐진 청계산과 분당신도시를 남북으로 흐르는 탄천을 바라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야간에는 특수조명까지 곁들여져 조망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초고층에서 누릴 수 있는 맑은 공기는 덤.최고급 마감재로 꾸며진 내부공간 역시 최고 수준이다. 펜트하우스의 가구나 벽지 등은 주문 방식으로 설치돼 집주인의 취향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펜트하우스(penthouse)는 빌딩 최상층에 들어선 고급 주택을 지칭한다. 외국에서는 뉴욕 맨해튼이나 도쿄 신주쿠,홍콩 등의 대도시 핵심 지역에 주로 세워졌다. 국내에서는 지난 90년대 말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여의도 트럼프월드 등 고급 주상복합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펜트하우스는 대개 100평 내외로 옥상층에 한 두채씩만 만들어진다. 두 채를 지을 수 있는 공간에 최고급 한 채만 만드는 셈이다. 하지만 평형만 넓다고 해서 펜트하우스가 되지는 않는다. "정원 배치 등의 구조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별도로 기획하는 공을 들여야 만들 수 있다"는 게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의 설명이다. 분양가는 같은 단지에서 분양되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20~ 30% 비싸다. 하지만 분양 때마다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입주 이후 시세 상승률도 단지 내 일반 아파트의 평균보다 높은 게 대부분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펜트하우스는 최고급 주택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사실상 시세를 따지는 게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펜트하우스의 주인은 대개 재력이 있는 유명 연예인이나 사업가,기업의 고위 임원 등이다. 이 같은 유명세를 업고 최근에는 주상복합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 단지에서도 펜트하우스를 선보이고 있다. 공급이 워낙 부족한 데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중과 등으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에서도 펜트하우스 건립이 잇따르고 있다. 올 상반기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공급한 주상복합 '더샵 퍼스트월드'와 전북 전주시 효자동 '더샵',성원건설의 울산 남구 삼산동 '상떼빌' 등에서 분양된 펜트하우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분양시장의 침체 여부와 관계없이 펜트하우스를 찾는 수요는 전국 어디에나 있다"며 "최근 불고 있는 웰빙아파트 바람을 선도한 것이 바로 펜트하우스"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