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피시먼의 '차이나주식회사'(정준희 옮김,김영사)는 중국 경제의 실상에 관한 생생한 현장 보고서이다.


중국에서 지금 이 순간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그 변화는 과연 앞으로 세계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미중경제보안심의위원회가 2004년 1월부터 2004년 3월까지 다양한 기사를 검색한 결과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유럽,라틴 아메리카,그리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불과 3개월 동안 미국의 58개 기업과 유럽의 55개 업체,다른 아시아 국가의 33개 업체가 중국으로 사업장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을 향해 모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 조사 결과를 갖고 추정한 연구는 2004년에만 약 40만개의 일자리가 미국으로부터 해외로,이 가운데 최소한 25% 이상이 중국으로 갔다고 분석한다.


이전하는 기업의 유형도 2001년에는 전자산업 및 장난감 산업,2004년에는 대기업들이 사업장을 이전하는 현상이 뚜렷한 특징으로 자리잡는다.


한마디로 중국은 전 세계로부터 공장과 자본,그리고 원자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변모해가고 있다.


좀 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하는 대형 바이어들,이를테면 월마트,까르푸,테스코 등은 중국에서 매력적인 가격과 품질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도쿄에서 스톡홀름,상파울루,신시내티에 이르는 세계의 전 지역 공장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과 과잉 공급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슬람과 서구 사이의 갈등과 반목에 주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오히려 세계에 가장 심오하고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은 실물 부문뿐만 아니라 수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구연 및 공연 전통,고전 등을 활용해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고 그 결과 지적이고 문화적인 면에서도 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인들의 관심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중국이 과연 어떤 국가로 변모해갈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저자는 점점 독단적인 국가로 변모해갈 것으로 예상하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요컨대 중국은 경제력이나 인구,시장 규모에서 스스로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마음대로 게임의 규칙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은 중국의 대기업과 중국 정부의 대규모 계획들만이 아니다.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사람들의 쌈짓돈에서 나오는 열망,즉 '차이나 드림'을 만들어내려는 소기업과 개인들의 추진력 또한 무시하지 못할 동인이다.


이 책의 원서는 올해 초에 발간됐다.


저자의 발길이 닿은 중국의 구석구석에서 최근 수집한 정보들과 일어난 사건들을 담고 있어 중국의 오늘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읽기 바란다.


502쪽,1만9900원.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