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로 만든 개의 고환(의학),펭귄이 배설할 때 발산되는 압력(유체역학).'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유머 과학잡지인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IR)'가 최근 수여한 '이그노벨(Ig Nobel)상'의 수상작품들이다. AIR가 1991년 노벨상을 풍자해 만든 이그노벨상은 기발한 연구나 업적을 대상으로 매년 10월께 노벨상 발표에 맞춰 수여하는 상으로 '다시 할 수도,할 필요도 없는' 연구에 시상된다. 이그노벨은 '고상한'을 뜻하는 영어 단어'노블(noble)'의 반대말로 '품위없는'이란 뜻의 '이그노블(ignoble)'과 상통한다. 이 말에는 고정관념이나 일상적인 사고로는 생각하기 어려운,획기적이고 이색적인 업적을 뜻하는 발상의 전환이 내포돼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이그노벨 평화상은 영화 '스타워즈'의 선별된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청할 때 매미의 뇌세포 운동을 탐지한 2명의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원이 차지했다. 생물학상은 131종의 개구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들이 발산하는 독특한 체취를 일일이 맡아보고 분류한 연구팀에 돌아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