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지나친 경영간섭과 높은 세금,각종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유럽주식회사(Societas Europae,SE)'로 전환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 제도는 각 회원국의 기업이 국적을 버리면 해당 국가의 관계법이 아니라 유럽연합 회원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단일 회사법을 따를 수 있게 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개별 국가의 회사법이나 상법 등이 규정하고 있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유럽연합(EU) 공통의 통합 회사법이 적용되는 SE로 전환하는 유럽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독일 기업들은 SE로 전환할 경우 의무적으로 노조를 참여시키도록 돼 있는 독일 고유의 감독위원회를 기업 내부에 두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의식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럽 최대 보험사인 독일의 알리안츠가 지난달 11일 국적을 포기하고 SE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전사적자원관리 솔루션으로 유명한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SAP와 다임러크라이슬러 역시 SE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독일의 모기지 회사인 하이포 리얼에스테이트,프랑스의 유틸리티 업체 수에즈도 유럽회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리안츠의 SE 전환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는 쉬어먼앤스털링 로펌의 파트너인 한스 딕먼은 "독일 블루칩 기업 가운데 대부분의 기업이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내년 상반기에 개최될 정기 주주총회에 SE 전환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 연말까지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