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리학의 미해결 과제인 '모트 절연체-금속 전이현상'을 입증했다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47)의 연구성과에 대해 한국물리학회 응집물질물리분과위원회가 "근거가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내 파문이 일고 있다. ETRI는 이에 대해 7일 "위원회의 주장은 ETRI와 김 박사의 명예와 자존심을 실추시키는 것으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김현탁 박사는 지난달 1일 부도체(절연체)에 미세 전압을 가하면 도체(금속)로 바꿀 수 있다는 '모트가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김 박사의 연구 성과는 상용화될 경우 반도체 이후의 소자시대를 여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반도체는 특정 크기 이하로 작아지면 전류가 흐르지 않게 되는데 모트 절연체를 이용하면 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논쟁의 발단은 응집물질물리분과위원회가 최근 위원회 소속 학자 8명을 대상으로 김 박사 연구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낸 데서 비롯됐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김 박사의 논문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된 데다 판단근거도 부족하기 때문에 절차를 거쳐 검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언론에서 김 박사 연구성과가 평가절하된 것으로 보도됐고 ETRI는 즉각 반박성명을 냈다. ETRI는 "김 박사 논문은 ETRI 내부에서 철저하게 검증했고 외국 교수들의 의견을 듣는 등 발표에 신중을 기했다"면서 "김 박사는 상용화할 수 있는 소자를 만들기 위해 실험 중이고 조만간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