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위는 11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당·정·청 간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금융산업구조개선법률(금산법) 개정안을 본격 심의할 예정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최근 "재경위에서 묘안을 짜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재경위 소속 여야의원들의 견해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재경위 소속 의원 25명 중 22명의 의견을 물은 결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7.2%)과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주식(25.6%) 5% 초과분 처리 문제와 관련,'의결권 제한'(정부안)만으로 충분하다는 의견과 '분리 대응' 주장이 각각 6명으로 팽팽히 맞서있다. 입장표명을 유보한 의원들도 5명이어서 법안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의결권제한' 대 '분리대응'=재경위 소속 여야 의원 중 정부안대로 의결권 제한에 찬성하는 의원은 6명이었다. 한나라당 김정부 엄호성 최경환 김양수 이혜훈 의원에다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이 여당에서 유일하게 가세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은 금산법 관련 '5%룰'조항이 신설된 지난 97년 3월 이전에 취득한 것이므로 의결권만 제한하고,그 이후 취득한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주식은 유예기간을 두고 팔게 하자는 분리대응안에 대해선 5명이 지지했다. 송영길 문석호 우제창 유시민 등 열린우리당 의원과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이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정부가 시민단체 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법안을 종합적으로 다시 검토한다면 분리대응안을 고려해보겠다"며 '조건부 분리대응 찬성' 입장을 밝혔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이상민,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등 3명은 분리대응에 대해 반대,삼성생명 삼성카드 모두 초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결권 제한' 지지 의원들은 정부의 기업에 대한 권리 제한은 최소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은 "권리를 제한할 땐 '최소 침해'라는 법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의결권 제한만으로도 입법 취지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혜훈 의원은 "의결권 제한만으로도 (해당기업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삼성이 먼저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고,이 경우 청와대가 제시한 분리대응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영선 의원은 "재경부가 지난해 10월 금산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의 의결권을 모두 합법화하려고 의도했었다"고 정부를 비판한 뒤 "분리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타=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과잉규제를 이유로 초과 지분 처분은 물론 의결권 제한에도 반대했다. 같은 당 김애실 의원은 "정부·여당이 합의해오면 원칙을 갖고 심의하겠다"며 입장 유보를 표명했지만 "법 시행 전의 과거분에 대한 강제 처분엔 반대한다"며 분리대응 찬성임을 시사했다. 열린우리당 강봉균,한나라당 박종근 이종구 윤건영,무소속 신국환 의원 등은 "정부·여당안을 면밀히 검토 한 후 심의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홍영식·김인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