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남 광주공장이 무재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개발한 직접배송시스템(DSS·Direct Shipment System)을 광주 디지털가전사업장 청소기공장에 적용,원자재와 제품 재고가 없는 무재고·무창고 시스템을 구현해냈다고 9일 밝혔다.


이 공장은 또 전자태그(RFID)에 의한 제조공정 시범사업에도 성공,미국 수출용 제품에 RFID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장 가운데 무재고와 RFID 시스템을 모두 갖춘 곳은 청소기사업장이 처음이다.


◆창고가 없다


청소기사업부의 무재고 시스템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일종의 창고없는 생산방식.청소기 공장은 최근 사내 인터넷망 'GloNet'을 통해 30개 협력사와 정보를 공유,필요할 때마다 부품을 납품받는 적기부품공급시스템(ICS·Inbound Call System)과 완제품은 생산 즉시 컨테이너로 출고하는 DSS 체제를 구축,공장 내에 창고를 없애고 있다.


무재고 시스템은 협력사 생산현장에서 부품검사가 이뤄지고 완제품 검사 역시 생산라인에서 즉시 이뤄지는 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청소기사업장의 도전은 윤종용 부회장이 "광주 청소기사업장의 혁신을 다른 사업부에서 본받아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삼성전자 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청소기사업장의 창고 규모는 전체 공장 바닥면적(2500평)의 절반(1200평)을 차지했으나 무재고시스템 도입 이후 400평 수준으로 줄었으며 연말까지는 100% 창고없는 공장을 실현할 계획이다.


생산성도 크게 높아져 지난해 900만대 수준이던 연간 생산량이 올해는 23%가량 늘어난 1100만대로 예상된다.


단일 청소기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한계사업장에서 혁신공장으로


청소기사업장은 부품과 완제품 창고가 생산라인에 연결돼있는 일반 공장과 달리 공장 안에는 1시간 생산분량의 부품박스 외에는 별도 보관창고가 없다.


대신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30개 주요 협력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부품 수급현황을 보고 필요할 때마다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라인에서 제품검사가 이뤄진 청소기는 자체 개발한 '지브라(얼룩말)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대형 컨테이너에 차곡차곡 실린다.


이는 창고를 거쳐 출하할 때의 12단계 절차를 단 하나의 절차로 개선한 것.


이 공장 류시창 부장은 "창고 없는 공장은 원자재-부품-생산-출하로 이어지는 전 부문에서 단 하나의 오차도 없어야 가능한 체제"라며 "한때 한계사업장이 될 뻔했던 청소기 사업장이 생존을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전자태그 상용화도 시동


이 사업장은 삼성전자 생산공장 중 처음으로 RFID 시스템을 도입,전체 생산물량의 약 30% 수준인 미국 수출 제품에 전자태그를 적용하고 있다.


생산라인을 거쳐 컨테이너에 실리기 직전의 완제품은 컨베이어벨트 옆에 부착된 전자태그입력기를 통해 모델번호 시리얼넘버 제조사 등의 정보가 자동 입력된다.


국내용 제품에는 전자태그와 바코드를 함께 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격적인 유통혁명에 대비,청소기공장을 시작으로 전자태그 시스템을 전 가전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청소기공장의 적용 사례를 반도체 휴대폰 등 다른 사업부문과 적극 공유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